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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를 떠나면서

티몬에서의 2년 5개월

4월 30일부로 2년 5개월간 근무한 티몬을 퇴사하였다.
실제로 28일이 마지막 근무였지만 PL님과 유닛장님의 배려로 남은 휴가를 모두 사용하여 뉴욕 여행도 다녀오고 개인 적인 쉼을 가지다 퇴사할 수 있었다.
뉴욕으로 가는 비행기안에서 티켓몬스터라는 회사에서 근무한 2년 5개월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

티몬은 나에게 두번째 회사이며 30평생 가장 오래다닌 회사이다.
2014년 12월 21일 ~ 2017년 4월 30일까지 근무한 2년 5개월이 길다고는 할 수 없지만 짧지 않은 시간동안 정말 많은 유지보수 작업과 프로젝트가 있었다.
(입사 초기에는 많은 삽질과 똥을 싸고 수습하기의 반복이었다.)
큰 똥을싼 호텔예약 서비스(호텔의 신)부터 가장 오래 맡은 모바일 검색, 퇴사전 마지막 프로젝트였던 항공권 예약서비스까지 뛰어난 동료들과 일하면서 기술적인 부분부터, 서비스에 임하는 마음가짐, 커뮤니케이션 노하우, 문제를 풀어나가는 방법등 너무 많은 것을 배우고 너무 좋은 사람들을 알게된 소중한 시간들이다.

티몬에 입사한건 정말 신의 한 수이고 20대에 내가 가장 잘 한 일중 하나임에 분명하다.
(기술 면접에서 보드마카로 벽에 손코딩을 하는데 손을 너무 떨어 면접관 분들이 떨지 말라고 말해주셨던건 아직도 잊혀 지지 않는다.)
인생의 큰 전환점이 된 회사를 나오는게 쉬운일은 아니지만 좋은 기회를 잡았고 새로운 사람들과 부딪히면서 많은 것을 배우고 성장할 수 있을 거라는 확신과 새로운 환경에 던졌을때 개발자로써 문제를 직시하고 잘 풀어나갈 수 있는지 스스로를 시험해보고 싶었다.
그리고 언급한 여러 이유들보다 가장 큰 이유는 공채 출신이 아닌 많은 비전공자 개발자들이 그러하듯 처우에 관한 이유였다.
이유야 어찌되었든 티몬을 떠나게 되었고 티몬에서의 좋았던 부분, 아쉬웠던 부분을 간략하게 정리해 보려한다.

  • 아래 피드백은 제가 속해있던 유닛에 대한 주니어 개발자로써의 개인적인 피드백이기 때문에 매우 주관적이며 특히 티켓몬스터의 개발 조직 전반에 대한 피드백은 더욱 아님을 알려드립니다.

좋았던 부분

  1. CTO 조직 메일
    – 직접적으로 직무와 관련 없는 내용이 많았고 이해하지 못한 내용들이 많긴 했지만 2년간 엄청나게 많은 기술관련 커뮤니케이션에 노출됨으로써 생소한 용어들에 익숙해질 수 있었다. 엄무간 해당 용어나 관련 기술이 나오면 익숙해진 탓에 어느정도 맥락을 알고 대화에 참여할 수 있었고, 개인 학습에도 도움이 많이 되었다. 그리고 많은 분들의 다양한 문제에 대한 접근 방법과 대화 방법을 보면서 개발자로써 기술 외적으로 필요한 역량과 노하우등을 배울 수 있었다.
  2. 다양한 채널의 잔디방(업무 분위기 굿)
    – 처음에는 업무 대화보다 많아서 적응이 안되었다. 잡담방, 개그방등은 선택적으로 읽으면 되는 방이라 업무에 지장은 없었으며 나중에는 오히려 팀의 분위기를 좋게해주는 것 같아 너무 좋았다.
  3. 수평조직문화
    –  주니어 개발자의 경우 시니어 개발자 분들께 배울점이 많은데 좋은 개발자가 많더라도 조직문화에 따라 서로 의견을 주고 받으며 이야기 하기가 쉽지 않다. 마냥 수평문화가 아닌 업무간, 조직 생활간의 수평적인 문화 덕분에 거리낌 없이 의견을 주고 받을 수 있었고 오히려 시니어 분들께서 그러한 분위기를 잘 받아주셔서 즐거운 환경에서 더 재미있게 일할 수 있었던 것 같다.
  4. 자유로운 근무환경
    – 동료분들과 오전 커피타임을 가지거나 오후 시간에 종종 산책을 가는 경우가 있는데 개발 관련 얘기부터 취미생활등 많은 부분을 공유할 수 있어 업무간 농담도 하며 더 밝고 재밋게 일할 수 있었던 것 같다.
  5. 다양한 업무롤 경험
    – UI개발자로써 마크업부터 스크립트까지 프론트 개발 및 백엔드의 뷰단과 일부 컨트롤러등의 작업을 해볼 수 있다는게 정말 큰 장점인 것 같다. 그리고 webservice, urlmanager, corejs등 공통 모듈들도 직접 작업해 볼 수 있다는 것 역시 큰 장점이다.
  6. 다양한 UI개발환경 경험
    – 운이 좋게도 grunt부터 grup, webpack, requireJS등을 경험해 볼 수 있었다. 사람마다 차이가 있지만 개인적으로 이러한 기술 적용에 빠르게 대응하지 못했던 편인데 grunt사용 경험 이후로 개인 작업에 셋팅해 보면서 gulp, requireJS등 다른 기술들을 적용하는데 거부감이 줄고 좀 더 빠르게 적응할 수 있게 된것 같다. 도큐먼트만 있으면 된다.
  7. 직군 구분 없이 학습할 수 있는 기회(팀 세미나)
    – UI개발 직군이지만 팀내에 서버개발자들도 있어 조금 덜 부담을 가지고 백엔드 기술에 대해 물어볼 수 있었고 팀내 백엔드 세미나에 참석하거나 세미나 커리큘럼을 요청해서 원하는 부분들을 들을 수 있었던게 너무 좋았다. 다시 한번 팀내 백엔드 개발자 분들께 정말 감사드린다.
  8. 회식문화
    – 예전 회사에서 회식하는날은 대부분이 새벽에 귀가하였다. 수직적인 조직 문화에서 술을 잘 먹지 못하는 나에게 회식은 생각보다 큰 부담이었다. 처음 티몬에서의 점심 회식은 사실 충격이었다. 그것도 뷔페 같은 곳에서 회식할 수 있다는걸 알게된 뒤로는 회식이 즐거운 회사 생활의 일부가 되었다. 물론 저녁회식도 술은 각자 알아서 마시면서도 즐거운 분위기에 전혀 부담없이 즐거운 마음으로 참석할 수 있어서 너무 좋았다. 만약 위 1~7번까지 다 좋은데 회식에서 술을 엄청 강요했다면 술을 정말 잘 못마시는 나같은 사람은 진작 회사를 떠낫을지 모른다.

아쉬웠던 부분

  1. 코드리뷰
    – 코드리뷰 문화에 아쉬움이 남는다. 입사 초기에 한두번 과제 같은걸 리뷰 받은적이 있다. 그때의 코드리뷰에 대한 경험이 워낙 좋았기에 그 이후에 실제 업무간 진행된 비트버킷을 통한 코드 리뷰 프로세스에 아쉬움이 남았다. 코드리뷰를 어느 수준에서 어느 정도를 할애할 건지에 대한 이슈가 쉬운 문제는 아니지만 부족한 느낌이 있었다. 사내에서도 코드리뷰에 대해서는 많은 의견들이 있었고 발전해가고 있으며 프로젝트나 개인차가 있는 부분이라 같은 유닛 내에서도 잘 진행하시는 분들도 있었다.
  2. 능동적으로 팀에 도움이 되지 못한점
    – 주어진 업무는 열심히 하려 하였으나 그 외의 장애대응, 기능개선, 업무자동화 관련하여 크게 기여하지 못하였다. 쉽게 기여할 수 있는건 아니지만 관심을 가지고 노력하였다면 의견을 주고 피드백을 받는 등의 활동을 통해 어느정도 기여할 수 있었을 텐데 아쉬움이 남는다.

 

사소한 것들이라 좋은 부분을 다 열거하진 않았다. 확실한건 티몬은 개발자가 일하기에 정말 좋은 회사이고 나는 티몬에서 정말 많은 성장을 하였다. 그동안은 좋은 조직과 좋은 환경에서 잘 성장할 수 있었지만 이제는 스스로 성장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좋은 개발자, 좋은 동료가 되기위해 더 열심히 노력할 것이다.